중년의 가슴에 켜 있는 꽃등
* 혜월 박 주 철 *
칼바람 부는 계절이 아니어도
시린 가슴이 되어 가는
중년의 마음에
가보고 싶은 그 곳이 있다.
부는 바람은 언제나 훈풍이 불고
연둣빛 속살은 무성히 자라
갖가지 열매를 맺었던 그 곳
지난 시절로 향하는 시간 만큼
절절한 그리움이 꽃으로 핀다.
마음 안에 만개한 그 꽃은
여전히 지지 않고
고목으로 변해 가는 육신 안에
안식의 쉼을 취 하고 있다.
각인된 기억의 곳간은
잠궈 둔 빗장을 열어 놓아도
달아나지 않는 추억으로 가득한 채
중년의 가슴은 아직 꺼지지 않는
젊음의 꽃등이 불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