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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무정애환 2010. 12. 11. 13:25

      겨울 나그네 / 정인범 산봉우리는 노을빛 따라 반짝이고 찬바람에 상실된 단어들의 노랫소리 산마루 그루터기에 몸부림 져 누웠는데 도착지 잃은 길손의 배낭엔 우수만 가득하다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여 그대 또한 먼 길 떠나면 고통스러운 열망과 비천한 번뇌에 순결한 붉은 피 영혼을 적시리니 임이여 제발 눈물을 거두소서 잊혀진 사랑에도 정은 남는가 때로는 활화산처럼 깨어지고 찢어져 절대행동의 폭발성을 요구한다 쉰 고개 너머 긴 그림자 돌아볼 제 귓등 때리는 갈까마귀 울음소리 저 한 세월 목덜미 빗겨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