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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여인 / 밀물썰물 ('75년)

무정애환 2010. 12. 15. 11:44

 

 

역이란 역은 모두  멈추는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동해의 모습은

젊은 우리들의 기분들을 한없이 설레게 하였고

 

설악의 늦가을 모습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간직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설악산 가기전  경포대에서

 

 

전 그곳에서 경상도 사투리가 아닌

서울 표준말의 여고생들의 말씨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후 그 말씨들이 너무나 뇌리에 살아남아

 서울 여학생이랑 펜팔을 하고 싶어

월간영어라는 책에 펜팔신청을 했습니다.

 

 

 

수백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그중 무남독녀이며 첨부터 오빠가 필요하다며

정성스레 예쁜 무늬의 꽃과 함께 글을 보낸

 여중 2학년인 여학생과 펜팔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이후 제게 있어 하루 하루는

 너무나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애를 통해 전 기다림의 소중함도 알았고

흔들림없이 공부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애는 슬픈 날이면 

눈물이 자욱한 편지지에 글을 적어 보냈고

때론 백지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애와의 펜팔은 수년이 계속되었습니다.

 

제가 군복무 시절엔

"오빠가 사춘기시절 자기의 방황을 바로 잡아줬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마지막 말년 휴가때 그애랑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생전 처음 서울이라는 땅을 밟게 된 것이죠.

터미널 다방에서 첨으로 그애를 만났습니다.

 

엄청 자라버린 저였지만

 그애를 첨본 순간 이성이라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빠, 동생으로 주고 받은

수년동안의 편지가 절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서울에서의 10여일, 매일 그애를 만났습니다.

 

서울의 마지막날 그애랑

의정부행 교외선을 타고 송추란 곳에서 무작정 내렸습니다.

 

낙엽마져 세찬바람에 흔적도 찾아 볼 수 없는

 1월의 겨울아침을 시작으로 우린 그곳에서 하루 종일을 보냈습니다.

 

 

 

전 참으로 추웠고 배도 고팠습니다.

그러나 그 앤 서울가서 식사를 하자며 애써 거절을 했습니다.

 

서울 도착 시간이 저녁 9시

헤어지면서 그앤 저에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은

사랑하는 이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도

상처를 받은 것도 아니며

그로부터 잊혀지는 것이라고

 

오빠로 부터 잊혀지기 싫어

자기도 춥고 배가 고팠지만 참았노라고....

 

앞으로 오빠는 식사때만 되면 자기를 잊지 않고 생각할거라고...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전 그애를 잊지 못합니다.

 

제가 먹고 사는한 아니 병들어 먹지 못하는 그 순간에도

그애와의 추억은 내맘속에 살아 남을 겁니다.(*)

 

 

 

 

잊지 못할 여인 / 밀물썰물 ('75년)

 

철새처럼 왔다가  철새따라 가버린

사랑했던 사람아 지금은 그 어디에

 

돌아서던 눈길에 기다림만 남기고

얼룩진 마음속에  잊지 못할 여인아.....

 

 

*잊혀져간 연 보랏빛 추억들

그리워지는 무지개빛 사연들

 

잊어야할 내마음 맺지못할 그사람

영원을 약속하던 잊지못할 여인아.

 그이름 차마 부를순 없지만

첫사랑이란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