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
셜온님 보내압노니 나난
가시난 닷 도셔 오쇼셔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현대어 번역]가시렵니까 가시렵니까
날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대평성대
나더라 어찌 살라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대평성대
붙잡아 두고 싶지만
서운하면 오지 않을까 두려워
위 증즐가 대평성대
서러운 님 보내옵나니
가자마자 다시 오소서
위 증즐가 대평성대
가시리
작자·연대 미상의 고려가요.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의 정한을 간결한 형식과
소박한 어조로 애절하게 담아낸 고려 가요이다.
시용향악보네는 첫째 연만 <귀호곡(歸乎曲)>이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고 있다. 모두 4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시의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고려속요 가운데서
민요적 특질을 비교적 충실하게
간직한 노래 중의 하나로 꼽힌다.
[서경별곡]과 쌍벽을 이루는 이 노래는,
이별의 아쉬움과 정한, 기나긴 기다림 속에
정절을 지키고자 하는 여인의 마음이 간결하면서도
애절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서경별곡]의
시적 화자가 능동적, 적극적이라면,
[가시리]의 화자는 소극적, 수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별의 정한은 [황조가]나 [공무도하가]로부터
비롯하여 우리 시가 문학에서 면면이 이어온
전통적 정조인데, 이는 황진이의 시조, [아리랑],
현대시인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1연 : '가지 말라'는 애원을
2연 : 하소연을 고조시키고
3연 :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체념과 자제심
4연 : 보내기는 하지만
돌아서서 오라는 간절한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