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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농담

무정애환 2011. 1. 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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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농담

 

시골 어느 마을에 항상 농을 좋아하는 농부가 살았다.

사람의 성품이 활달하고 낙천적이라 늘 젊고 싱싱하게 사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리고 농을 좋아해 다른 사람들을 골탕먹이긴 하지만
아무도 그가 악의로 그러는 것이 아니기에 속기는 해도 항상 즐거워하였다.

본인이 그러하니 그 집에 들어온 며느리를 고를 때도 낙천적이고
명랑한 며느리를 고르려고 노력하였다.

사람이란 항상 생각하면 생각하는 대로 되는 법,
그 집에 새로 며느리가 들어 왔는데, 키는 작지만 쾌활한 여인이었다.


하루는 시아버지가 일을 나가는 며느리를 바라보면서 안타깝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다 좋은데 코만 좀 낮았어도...."

밭으로 나서다가 그 소리를 들은 며느리는

"아버님 말씀이 옳습니다. 저도 그게 항상 마음에 걸렸어요."

"아가야, 그럼 내가 처방이 하나 있긴 한데 한 번 해보겠느냐?"

"어려운 것입니까?"

 

 

"아니야. 아주 간단해.
지금이 겨울이니까 대야에 물을 떠다 놓고 한밤중에 우물가에 나서서
두 시간만 코를 담그고 있으면
정말 감쪽같이 코가 줄어들어 어여뻐질테니 그리 해보렴."

며느리는 그 말을 듣고 그 날밤 당장 대야에 코를 박고 있었다.

다음 날이었다.
며느리는 아침에 눈을 뜨고서야 시아버지에게 속은 것을 알았다.
줄어들기는커녕 코끝에 동상이 걸린 것이었다.
실핏줄이 터지고 딸기코가 된 것이다.

"아버님, 그러실 수 있습니까?"

눈물을 글썽이며 며느리가 물었다.

"아! 그렇구나. 코는 아니야.
사실은 내가 언제 한겨울에 바지를 벗고 강을 건너는데
그것이 호두만 했는데 물이 차서인지,
강을 건너고 보니 땅콩만해졌길래 코도 그런 줄 알았지 뭐냐."

며느리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한 일 년쯤 지나 며느리가 드디어 복수의 칼을 갈다가 날을 잡았다.

"아버님, 아버님은 다른 것은 다 좋으신데 수염이 빈약해서 그게 하나 아쉽습니다."

"수염?"

시아버지는 수염을 만져 보았다.
빈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 안 그래도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곤 했지."

"제 친정식구들 아시지요? 다들 수염 하나만큼은 듬직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래. 집안에 무슨 비방이 있었구나?"

"사실은 비방을 말하면 안되지만 아버님이니...."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부끄럽지만 집안의 비방을 말했다.

말의 거시기를 잘라 입에 물고 비비고 있으면 냄새는 고약하지만
금방 무성하게 수염이 돋아 올라올 것이란 것이다.

당장 실천에 들어 간 시아버지는 사흘 낮 사흘 밤,
한입에 물기도 힘든 말좆을 물고 있었다.

나흘째 되던 날 아침에야 속은 것을 알았다.

수염은 커녕 지금까지 있었던 빈약하기 짝이 없는
수염마저 싹 뿌리 채 뽑힌 것 아닌가!!


며느리는 말했다.


 

 
"제가 시집올 때 그곳에 털이 빈약하더니
서방님이 허구한날 그곳을 그것으로 비벼주고 박아 주고 하더니
지금은 다북솔이 무성하여 전 그러면 수염이 나는구나 생각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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