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릭 버튼 눌러주세요* 400년전의 사부곡 (죽은 낭군을 그리워하며)
- -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몇 년 전 추석무렵 안동대학교 박물관에서
고성 이씨 분묘 이장시에 발견한
미이라와 유품들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시신을 염할 때 입혔던 옷가지 등이
우리 복식사나 풍습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하여
TV에 방영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미이라의 주인공인 이응태의 부인이
죽은 남편에게 보낸 한글 편지 한 통이
416년 만에 같이 공개되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ㅡ눈물로 쓴 400년 전의 사부곡(思夫曲)ㅡ
사부곡(思夫曲)은 죽은 남편을 못 잊어 그리워하는
아내의 가슴 도려내는 그리움의 읊음이다
지난 1998년 4월 경북 안동시 정상동의 한 양반가의
오래된 묘지를 이장하던 중 무덤 안에서 조선 중기에 쓴
한 여인의 한글편지가 한 통 발견되었다.
412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 세상에 알려진 이 편지는
조선조 명종과 선조 때 살았던 경남 고성이씨(固城李氏)
이응태의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간 남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과 사랑의 마음을 편지 형식으로 써서
죽은 남편의 품에 넣어준 만사(輓詞)이다.
만사(輓詞)-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심정을 적은 글 輓-수레끌만
원이 아버지에게...로 시작되는 이편지는
어찌 나를 두고 당신이 먼저 가십니까?...
당신은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몰래 와서
당신모습 보여주세요...라며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과 생전의 각별했던 부부애를 애틋한 필체로 표현하고 있는
죽은 남편을 그리는 사부곡(思夫曲)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6년 전인 1586년 서른 한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위해 임종 후 장례 전날까지의 짧은 시간에
써 내려간 이 글은 원지 절반 크기의 한지에 촘촘하게 적혀 있다.
하고픈 말이 더 있는데 쓸 종이의 지면이 부족하자 종이를 옆으로
돌려 상단 남은 부분에 다시
- 빼곡하게 적을 정도로 지아비를 그리는
아내의 애절한 마음이 곳곳에 담겨 있다.
또 무덤 안에는 저승 갈 때 신고 가라고 이 씨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함께 정성껏 역은 미투리와
남편이소중히 여겼던 아직 태어나지 않는 복 중의 아이에게 줄
배냇저고리까지 함께 들어 있어 죽은 남편의 넋을 위로하려는
각별했던 정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토록 남편을 그리워한 이 씨 부인이
정작 어디에 묻혀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이 기사는 전하고 있다.
이 편지는 당시 엄격한 남녀유별의 유교사상 속에서
이처럼 때 묻지 않고 허물없는 애정표현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뜻밖이지만 무엇보다도 아내와 남편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또 존중했던 당시 조선사회의
- 남녀 평등한 사고 관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았지만 정신만은 영원히 함께 하고자
소망했던 이응태 부부의 사랑이야기는 툭하면 이혼하고
자기만 위로 받으려는 이기주의 생각으로 나날이 엷어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부부와 가족 간에 대한
- 사랑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400년 전 진실로 서로 사랑하며 백발이 될 때까지
함께 해로하고자 소망했던 이응태 부부.
비록 육신은 떨어져 있을지언정 그들의 영혼만은
지난400년 동안에도 줄곧 함께였을 것이다.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이응태 부부의 사랑,
긴 어둠의 세월 속에서 이 사랑을 지켜온 것은
아내가 써서 가슴에 고이
- 품어주었던 마지막 편지였다.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을 생각하지도 않고
-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 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 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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