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드리는 글*
어느새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러 저 또한 반백이 되어 이 자리를 갖게 되었는지
세삼 세월의 빠름과 덧없음을 실감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깊게 자리 잡은
이미 이승에 끈을 놓으신 아버님
그리고 홀로게신 어머님의 흰머리와 굵어지신 주름들이
모두 저희들의 책임인 것만 같아
그저 송구스럽고 죄스런 마음 그지없습니다.
어릴 적 눈에 비친 부모님 모습은
더없이 넓은 가슴과 그 열정만큼이나
위풍당당하시던 어깨가
그렇게도 푸근하고 든든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철이 들면서
한없이 크게만 보이던 그 열정 가득하시던 모습에
세월의 무상함과 삶의 애환들이
깊게 자리 잡았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자식 된 도리로서 무엇 하나 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죄스러웠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과 헌신으로
저희를 일깨워 주시고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저희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시고
울타리가 되어 주셨던 부모님
이제 그 짐을 훌훌 털, 털 털어 버리시고
저희에게 넘겨주십시오.
그 무엇에도 비유 될 수 없는 부모님의 사랑에
감히 견줄 수 없는 저희들의 노력이지만
저희들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은
물질만의 겉치레가 아닌
오직 감사와 사랑을 정성스레 담은
이 진실한 마음뿐입니다.
이승에 게신 아버님 홀로게신 어머님
사회 속에서 이토록 자신 있게
또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시고 가르쳐주셔서 감사 합니다.
한평생을 저희만을 위하여 살아 오셨듯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오랫동안 저희들 곁에서 지켜봐 주십시오.
이승에 게신 아버님 홀로게신 어머님
끝으로 이 말을 전해 올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