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고은하 시낭송
비가 내릴 때는 그립습니다 최명운 속담에 장마철엔 돌도 큰다는 속담이 있네요 그렇듯 비가 많이 내린다는 것이겠지요 그리움 쌓일 때가 평생 얼마나 될까요 애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엔 정말 그리움이 쌓입니다 비밀스럽게 지나간 옛 시절이 그립고 꽃샘추위 여우바람 극성부리던 이른 봄 눈발 날릴 때 지게 지고 나무하던 시절도 나무하다 숲에서 후다닥 토끼가 달아나면 잡지 못하는 걸 뻔히 알면서 뒤쫓았을 때도 그립고 개울가에서 모래무지 붕어 쏘가리 잡아 매운탕 끓여 먹던 때도 그립습니다 한밤중 십 리길 극장에 가서 몰래 성인들만이 보는 영화 보던 시절도 그립고 어두컴컴한 극장 안 설렘으로 두근두근 가슴이 쿵쿵 틔지만 남이 볼세라 손을 살짝 잡았던 그 시절도 그립습니다 내 마음은 열려 있다고 나만의 착각 속에 사는 중년의 지금 빛바랜 추억은 그저 간간이 바람결에 스쳐 지나갑니다 바람도 구름도 비도 산새도 햇살도 쉬어 가는 산천 같은 마음입니다 하루 단 한 번만이라도 들렀다가 가시지 않겠습니까! 안개에 둘러싸여 희미하게 보이는 현실일지라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을.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
비가 내릴 때는 그립습니다 최명운
속담에 장마철엔 돌도 큰다는 속담이 있네요 그렇듯 비가 많이 내린다는 것이겠지요 그리움 쌓일 때가 평생 얼마나 될까요 애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엔 정말 그리움이 쌓입니다 비밀스럽게 지나간 옛 시절이 그립고 꽃샘추위 여우바람 극성부리던 이른 봄 눈발 날릴 때 지게 지고 나무하던 시절도 나무하다 숲에서 후다닥 토끼가 달아나면 잡지 못하는 걸 뻔히 알면서 뒤쫓았을 때도 그립고 개울가에서 모래무지 붕어 쏘가리 잡아 매운탕 끓여 먹던 때도 그립습니다 한밤중 십 리길 극장에 가서 몰래 성인들만이 보는 영화 보던 시절도 그립고 어두컴컴한 극장 안 설렘으로 두근두근 가슴이 쿵쿵 틔지만 남이 볼세라 손을 살짝 잡았던 그 시절도 그립습니다 내 마음은 열려 있다고 나만의 착각 속에 사는 중년의 지금 빛바랜 추억은 그저 간간이 바람결에 스쳐 지나갑니다 바람도 구름도 비도 산새도 햇살도 쉬어 가는 산천 같은 마음입니다 하루 단 한 번만이라도 들렀다가 가시지 않겠습니까! 안개에 둘러싸여 희미하게 보이는 현실일지라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을.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