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고은하 시낭송

개구리 잡던 그 시절 낭송 고은하

무정애환 2011. 7. 23. 01:52

 



개구리 잡던 그 시절  
최명운




옛날 그 시절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으레 사실인 양 양동이 들고 
개구리 잡으러 
들판 풀밭이나 논둑을 헤집고 다녔지
논둑에 올라온 개구리 곁으로 살며시 다가가
손으로 없어지며 잡던가
강아지풀로 흔들어 잡고
회초리 휘두르면 
큰대자로 네다리 쭉 뻗어 기절했지
장난삼아 바랭이 이파리 뜯어
쭉 뻗은 개구리 배에다 십자로 펼쳐놓고
침을 뱉으면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했어 
해 질 무렵 모기 쫓으려 놓은 
꾸역꾸역 타는 쑥 모깃불 연기 피하랴 
모기 피하랴 이리저리 옮겨 앉았고
개구리 소리도 꽤 시끌벅적했지
한낮에 잡은 개구리 양동이 채로 삶아
씨암탉엔 살만 발라주고 
뒷다리 먹기도 하고
뼈와 국물은 백구에 주었지
개구리 먹고 자란 씨암탉 
날마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노란 계란을 낳았고
백구 역시 
엉덩이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랐었어
들짐승이 많았던 시절
뱀이 큰 개구리를 잡아먹을 때 
입이 찢어지게 들어가고 
배는 불룩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시골은 도시화로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함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고향이 그리울 때 이따금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네.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