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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마시는 술

무정애환 2011. 7. 27. 15:33

 

 

중년에 마시는 술

 

그 바다 건너와서도

잠시 고르지 못하는 호흡으로

술잔을 듭니다.

 

젖은 길에 누워 흐르는

노래 한 가닥

술잔 속에 부어 마시면

손에 든 잔만으로도

어깨가 무거워

이밤 말고도 많은 밤들이

날 하찮게 만들더이다.

 

그 세월 달려와서도

잠시 앉지 못하는 척박함으로

쓴 술잔을 기울이지만

바지자락 붙들고 놓지않는

사람의 애와증에

걸은 걸음만큼이나

등 뒤에 선 그림자도 무겁더이다.

 

어둠이 내 세월만큼

밤길의 절반을 걷고 있습니다.

 

술이 잠을 청하면

눈을 감고....

술이 고독을 부르면

가슴을 닫고....

 

술이 사랑에 취하면

따르다 만 사랑에 잔을 채울것입니다.

 

가슴으로 마시는 중년의 술은

사람이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에 취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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