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고은하 시낭송

사모(思慕)하는 세월(歲月)에게--허순성(고은하 낭송)

무정애환 2011. 11. 17. 10:53

 

      사모(思慕)하는 세월(歲月)에게 / 허순성 (낭송 : 고은하) 나는 이제 늙어가니 당신에게는 쓸모, 없어갑니다 그래서는 아니지만 해소(咳嗽)기침 가득한 가슴을 활활 태워 온 당신이기에 오는 봄부터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사모(思慕)하는 당신이라 하겠습니다 사랑..... 참으로, 쓰임도 많은 물건이었습니다 오랜세월 동서남북으로 나누기도, 앗기기도 하다 보니 오직, 간직만 하여 온 당신 몫은, 숭숭 구멍이 뚫려 버렸습니다 보고 싶다 하여 온들 얼른 이나 움직이지도 못하니 어쩌면 좋습니까 그러고 보니 당신은 내 젊어서의 심장 고동도 한번 못 들었군요 아니지요 나와는 입술도 한번 포개보지 아니한 걸..... 안개 낀 호젓한 숲길을 거닐은 건, 다행이면서도 아련한 꿈속에서만이어서, 두고두고 미안만 합니다 이렇게 단 한 번의 만남도 없이 늙어가는 사모(思慕)도 있군요 이제라도 황혼(黃昏)의 사춘기(思春期)를 돌려드릴 테니 이제라도 받으시겠는지요 연지, 곤지 마음으로 수줍어 오시겠는지요 점점 쓸모 줄어드는 당신의 당신이어갑니다 한겨울이라 하여도 당신 생각만 하면 당신 생각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