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쉼터*~♣/솜털이세상

복날의 절규

무정애환 2012. 6. 19. 20:52

 누렁아 다음세상엔 부잣집에 태어나그라..... 
<오래전에 올렸던거 계절에 적절한거 같아 다시 올려봅니다.>
어떤놈은 팔자가 좋와 부자집에 팔려가
이틀에 한번 미장원에가고,
비단옷에 고기국 호의호식 한다는데,
이놈에 팔자 박복하여, 아버지 이름도 모르는 사생아에
엄마 젓 맛 알만헌게 한달짜리를 보리쌀 두어됫박에 팔아
세상에나 세상에사 첩첩산중 물설고 산설은 그런곳에 
끌려왔지 멉니까.

처음에는 몇번이나 죽을 맘도 듭디다.
그러나 삶이라는 것이 내 맴 먹은대로 되는 거이 아니라고
독하게 맘먹고 좀 지나니 그런대로 살만합디다.
주인 영감도 그리 나뿌지 않고,
공기도 좋고요, 조금만 나가면 들꽃도 지천으로 피어있어
엄마의 그리움도 차춤 잊어집디다.

그 모든것이 아랫마을 누렁이 덕분이었지요.
나보다 나이는 한달 늦지만 엄청 나를 따르고,
내 맘을 편하게 해 주어 나도 그를 좋와하게 되었지요.
인물은 지나 내나 변견(똥개)주재에 내 세울건 없지만
어디 인물 뜯어먹구 사남요, 서로 아껴주면 되지요.

그렇게 서로 사랑이란걸 했다우.
하루도 못보면 죽을것 같드라구요,
밤 낮 시도 때도 없이 많났지요,

세상에 우리맨치 행복한 커플은 없을  겁니다.
그러던 한달전 나는 강아지 같은 새끼 일곱을 낳았다우
지 애비 닮아 털이 복실 복실한 참으로 귀여운 놈들이였지요
그 모자지간의 정도 한달만에 끝이 났다우,
보따리 장사에게 모두 팔아버리구 우리 복실이 하나만 남기구요
늘 허전했지만 누렁이는 나에게 큰 위안이 였지요.

늘 나를 다둑거리며 ‘원래 개팔자는 다 그런것이여’
그러던 어는날 부터 누렁이가 그런대로 살이 붙은 갈비뼈를 들고
오기 시작합디다. 자기는 실컨 먹었다구...
처음에는 그냥 받아 먹었는데..........
알고보니 누렁이 주인이 살 찌울려구 읍내 식당에서 얻어다 준것을
저 먹지 않고 모두 내게 준거지요.............

주인은 살찌워 복날에 팔려는 속셈을 나중에야 알었지만,
몇일 뒤 누렁이는 시장에 있는 △△△집으로 팔려갔다우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었다우.
함께 뜨거운 가마솥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러나 어린 복술이 생각에 차마 그짓도 못하구......
앞으로 이 험한 세상 살아갈일이 걱정입니다.

그 많은 날 중에「개의 날」이런거 하나 만들어 공휴일로 정하고
개 고기 먹이는 날.....이런거 만들면 오죽이나 좋을까 마는
입법하는 국회의원들 쌈박질이나 하고, 헐뜻구......민생은 뒷전
상생 좋와하네..........

지랄할놈에 복(伏)날은 그리 많은지....초복, 중복, 말복에다가
요즈음은 광복, 서울 수복, 이래 오복이라 하두만요........
세상 살이가 다 그런거지요 뭐.......
마지막 가는 누렁이 뼈라도 거두어 양지 바른곳에 묻어 주고 싶다우
나도 언젠가는 뒤를 따를껍니다............
양파도 안까는데 무신놈의  눈물이 이렇게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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