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시 낭송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 강이슬 (낭송 김춘경)

무정애환 2013. 2. 18. 16:36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 강이슬 (낭송 김춘경)
    안개가 햇살에 사라지듯
    화려한 만남은 이별에 스러지고
    우리의 존재와 계획은
    한 때 무성했을 뿐
    영원을 기약하지 않는다
    풀잎처럼 누웠다가도 
    이는 바람에 몸을 세워 
    삶을 두리번거리는 욕망은 
    길 위에 나선 나그네의 등짐처럼 
    늘 우리와 동행하고 있다 
    붙박이 소유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고통을 딛고
    일상에 마비된 영혼이
    훨훨 집착을 벗어날 때
    자유로운 인생길을 갈 수 있다
    밝은 빛은 짙은 그림자를 동반하고
    여러 개의 문을 지나는 것만큼
    우리는 매일 그렇게 작별을 하고 
    이별을 통하여 삶을 바라보며
    이별 속에서 더 깊이 만나고 있다
    진정한 만남은 이별을 향해 열려 있고
    우리는 준비된 이별 속을 걸어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