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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어머니

무정애환 2014. 6. 25. 18:40

 

 

 

막내로 태어난 아들이기에 어머니의 사랑이 더욱더 깊었기에

 

아들은 30여년을  매일 안부 전화를 하고 어머니를 보살펴 드렸다

 

 

 

명절에는 과일이나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것을

 

준비하여 택배로 보내드렸고

 

건강을 위하여 비타민이랑 옷도 사서 보내드리고

 

같이 살고 있지 않는다 뿐이지

 

매일 어머니와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늘 수행의 길을 가야 하기에 자주 어머니를 찾아 뵙지는 못하지만

 

가끔 시간이 되어 찿아가면 어머니가 불편해 하시는 부분이나

 

염려가 되는 것들을 모두 해결하여 주곤 하였다

 

 

 

겨울이 다가오면 아들은 외풍이 들어 올까봐

 

문풍지를 발라 드리고

 

여름이 되면 모기장도 쳐 드리고

 

전기 밥솥이 고장이 나면 새 것으로 사드리고

 

하루 이틀정도 같이 식사도 하고 떠나곤 하였다

그러나

아들이 떠나는 날은 어김없이 어머니와 숨박꼭질을 하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의 뒷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볼려고 골목 길을 따라 나오면

 

아들은 어머니 다리 아프신데 나온다고 나무라며

 

집까지 다시 모셔다 드리고 간다

 

 

 

하지만 아들이 대문을 나서면

 

아들이 눈치 채지 못 하도록 담 벼락에 숨어서 바라본다

 

그러면 아들은 어머니가 나오셨는지 다시 뒤 돌아 본다

 

 

 

이젠 나오시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에 뒤 돌아 보면

 

숨박꼭질에 어눌한 어머니는 또 아들에게 들켜 버린다

 

 

 

 

-어머니...

 

-왜 또 나오셨습니까.

 

-이러면 저 못 떠나 갑니다.

 

-제발 나오지 마세요

 

 

 

어머니는 떠나는 아들에게 발길이 무거울까봐

 

차마 눈물을 감추고

 

-그래...

 

-이젠 나오지 않으려마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가거라

다시 아들은 어머니를 부축하여 집으로 모셔 드린다

 

어머니...

 

이젠 정말 나오시면 안 됩니다

 

다짐을 받고 길을 떠난다

시골 동내 골목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이 보이는 곳 까지 가면

 

아들은 다시 뒤 돌아 본다

 

어느새 어머니는 숨박꼭질의 달인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