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고은하 시낭송

아버지와 땀방울 / 受天 김용오 / 낭송 고은아

무정애환 2015. 4. 22. 19:52

 

 
      아버지와 땀방울 / 受天 김용오 (낭송_ 고은하) 저녁놀이 온다 이젠 잠 좀 자나 했는데 또 시작이라며 아버지인 땀방울이 잠들려 누운 자식들인 땀들을 깨운다. 아버지의 호통에 눈들을 비비며 살갗을 뚫고 나온 작은 이슬들 꽃으로 피나 했는데 이내 지니 아버지의 몸에선 콸콸 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시집갈 때 변변한 것 하나 해주지 못한 딸년을 향한 미안함이 십 수 년이 되어 잊어버릴 법도 하건만 그때가 언제인데 그때 피었던 그 싸리꽃이 아직도 지지 않고 있었나 보다. 별이 오는 것도 모르고 담배 하나를 물어 밭두렁에 쭈그리고 앉아 탐스럽게 커가는 배추들을 보고 딸을 줘야겠다는흐믓함에 초승달로 뜬 아버지의 까만 눈동자엔 누이가 아버지를 부르며 울고 서 있다. 바다 건너 시집간 누이가 언제 왔는지. ★ Note 태양빛이 살을 녹이는 들녘에서 배추 몇 포기를 곰살 맞게 키워 시집간 딸년에게 줘야 겠다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이듯 하여 딸년을 향해 애틋해 하는 그 마음을 적어보려 땀방울과 아버지의 무언의 대화를 나름대로 회자하여 시작해 본 노트였다. 이 마음이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이 아닌가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