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감동·좋은글

길 떠날 나그네들

무정애환 2010. 12. 12. 10:45

 

 
 
 
길 떠날 나그네들
 
 
친구...
 
그간 어떻게 지냈나?

 
나 말인가?
 
공직에 정년퇴직 후...
 
평생을 다니던 직장서 퇴직한 뒤 그동안 소홀
 
던 자기충전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
 
네.
 
처음에 나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인 하바드 대
 
원.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바
 
대학원은 하는 일도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라네.
 
하바드 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동경 대학원을 다
 
녔지. 동경대학원은 동네 경노당 이라는 곳이
 
네.
 
동경 대학원을 마치고 나니 방콕 대학원이 기
 
리고 있었지. 방에 콕 들어 박혀 있는 것이라
 
네.
 
그러는 사이 학위라고 할까 감투라고 할까 하
 
것도 몇 개 얻었지. 처음 얻은 것은 화백 화
 
려한 백수 말일세.
 
이쯤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지금부터는 별로
 
려지지 않은 것이라네.
 
두 번째로는 장노였네. 교회에도 나가지 않았
 
데 왠 장노냐고?
 
장기간 노는 사람을 장노라고 한다는군.
 
장노는 그렇다 치고 목사라니...
 
목적 없이 사는 사람이 목사라네.
 
기독교 감투만 쓰면 종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할까 봐 불교 감투도 하나 썼다네.
 
그럴듯하게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노석에 정좌하여 눈감고 참선하니 지공선사
 
아닌가...
 
정년퇴직!!
 
정년이란 말만 들어도 왠지 쓸쓸 하고, 허전하
 
고, 마치 인생의 종착역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
 
을 감출수가 없다네.
 
정년을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 이라 하지만, 평
 
생 동안 정열을 쏟고,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직
 
장을 떠나는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하랴.
 
정년은 누구나 언젠가는 거쳐야 하는 길인 것
 
을 ...
 
우리는 다 길 떠나는 나그네 .....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
 
들...
 
더 사랑해 줄걸 후회 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베풀어 주고
 
또 줘도 남는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
 
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텐데 무거운 물질의 옷
 
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모습
 
도...더 그리워하면 더 만나고 싶고, 더 주고 싶
 
고, 보고 또 보고 따뜻이 위로하며 살아야 하는
 
데...왜 그리 마음에 문을 닫아걸고 더 사랑해
 
주지를 못했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년을 살면 그리할까? 만년을 살면 그러리요.
 
사랑한 만큼 사랑 받고 도와준 만큼 도움 받는
 
뿌리지 않고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만 몸부
 
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
 
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어차피 저 인
 
생의 언덕만 넘으면 헤어질 것미워하고 싸
 
워 봐야 상처난 흔적만 훈장처럼 달고 갈텐
 
데...
 
이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이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해야지.
 
우리는 다 길 떠날 나그네들이라네...
 
그래도 자넨 따뜻한 자켓과 솜바지를 입었구
 
만. 자식들을 잘 둔 탓일게야...
 
난 그저 그럭 저럭과 함께 의지하며 이렇게 지
 
낸다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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