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를 놓는다 / 동목 지소영
구월은 내게
별이 되지 못했어
바다를 출렁이지도 못했어
힘겹게 날며
파도를 밀어낸 갯벌에
아픔으로 앉았지
기울던 태양도
자갈을 달구지 못했지만
산을 부수고
땅을 가른 폭우의 진노를
저항하지 않았어
무릎 꿇고 애원할까
너였기에
부르짖었던 음성을 들었고
너였기에
진실을 읽을 수 있었다고
산통을 지혜롭게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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