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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니

무정애환 2011. 1. 8. 12:43

 

 

 

 

 

년말.아직 다가지는 않았지만 바쁜일정을 마치고

머리도 식힐겸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시골을 찾았다. 

시내와 떨어진 산속이라 그런지 저녁때가 되면

아직도 굴뚝에서 흰연기를 내는 모습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시골이라면 흔히 볼 수있는 굴뚝 연기였지만

요즘은 전기밥통들을 쓰기 때문에 특별하게 장작불을 지피는 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풍경이다. 예상대로 노 할머니가 아궁이속에 장작불을 지피고

그 옆으로 삐죽이 솟은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오른다.

메주도 쓰고 청국장도 다리고 하느라고 항시 건축 폐자재같은 것을 쌓아 놓아

그것으로 장작대용을 한다.

 

굴뚝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옛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산 밑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살면서 연탄 살돈이 없을때는

인근 산속에서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들을 모아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어머니 모습이 떠 오르는것이었다.

밖에서 뛰어 놀다가 우리집 아궁이에 흰 연기가 피어 오르면 나는

갑자기 배가 더 고파져서 집으로 달려가고는 했었다.

 

어머니는 머리에 수건을 싸맨채 항시 한쪽 무릎을 세우고 불을 지피셨는데

어느날은 불이 잘타는 나뭇가지를 태워 흰 연기를 내시고

또 어떤 날에는 젖은 장작을 때는건지 부엌 천장까지 매캐한 냄새가 콱 들이차서

저절로 눈물이 나는대도 그 냄새를 맡으면서 계속 장작불을 지피셨다.

그럴때면 굴뚝에서는 흰 연기대신 노란 연기 아니면 심지어는 새까만 연기를 내뱉었다.

나는 처음에는“ 엄마 냄새가 너무 매운데 나와”하고 소리치고는 했었는데

어머니는 꿈쩍도 안하시고 그냥 그 매운 냄새를 다 맡고 계시는듯 했다,

나는 어머니가 속이 상해서 우실 때마다 그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그러신다는 것을 한참후에 알게 되었다.

 

6학년때였다. 수학여행을 간다고 무척들 들떠있었다.

집안 형편은 말이 아니었지만 일단 떼를 써보았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소갈머리 없는 녀석 입에 풀칠이라도 하는게

다행인줄 알라고 냉정하게 거절하셨는데 어린 마음에도 무척 상처가 되었었나보다.

집안 형편상 안되는 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말씀으로

거절해도 됬을 것을 일언지하에 그리 냉정하게 자르시니 너무 서운했다.

 

나는 가끔 혼자 올라가던 집뒤에 있는 산속으로 들어가서 훌쩍거렸다.

저녁이 되었을때까지도 내려오지 않고 있었는데 누가 나를 찾는 소리가 났다.

어머니와 누님이 부르는 소리였다. 나는 일부러 애를 태워 보라고 대답을 안하고

그냥 숨어 있었더니 한참을 찾아 헤매다가 돌아가시는것 같았다.

 

주위가 깜깜해지고 무서운 생각 그리고 배도 너무 고파서 슬그머니

은신처에서 나와 집으로 오는데 우리집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었다.

나는 부엌으로 갔다. 어머니가 왼쪽 무릎을 새우신채 천정까지 찬

매캐한 연기속에서 장작불울 지피고 계셨다. 직감적으로 어머니가

울고 계시는것임을 알수 있었다,

 

나는 우두커니 선채로 엄마 잘못했어요 하면서 엉엉 울었다.

근래에 부쩍 년말만 되면 왜 이렇게 오마니 생각이 날까.

먹고 살만 해지고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일까.

 

 

 

엄마가 보고플 때      엄마사진 꺼내 놓고

엄마 얼굴      보고나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사랑하는    내 어머니

보고도       싶고요           울고도 싶어요

그리운  내  어머니   엄마가     그리울 때

엄마편지 다시 보고   엄마 내음 느껴지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사랑하는    내 어머니       보고도 싶고요

울고도      싶어요    그리운     내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