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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피는 야화

무정애환 2011. 1. 19. 10:43


밤에 피는 야화   
최명운

어둠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한낮이 부끄러워서도 아니다
낮에 피면 
순하디순한 여린 꽃받침 시들까 봐
밤을 선택했다
밤이면 잠재의식이 살아난다 
   
한낮에 부끄러워 움츠리던 마음이
밤이면 신체가 자극을 받아
충동적으로 꿈틀거리고 용기가 난다
거짓으로 포장한 가식을
밤이면 달님이 벗겨준다
한올 한올 숨겨진 비밀을 들춰내
혼미하게 정신을 마비시켜
꾀어 유혹한다
밤이면 야화가 된다
이성을 잃게 하며
성적으로 욕구가 생기고
그럴듯한 생각으로 나를 속여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떠한 목적을 이루려 
나는 밤에 피는 야화가 된다
단 한 번의 연애도 못해본
술 한잔에 취한 
내 몸 붉게 물든 노을이 되고
으스름달이 뜰 때면 
몸과 마음이 참 이상한 느낌이 든다
나이도 잊었다
스물일곱인가 아니 서른인가 
모르겠다
그냥 밤이면 감정이 살아난다.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