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 나는 것은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이 보고 지고, 오리정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여인신혼(輿人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의 잠못 이루니 호접몽(胡蝶夢)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어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에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단장성(夜雨門令斷腸聲)에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 염락시의 잎만 떨어져도 님의 생각, 녹수부용채련여와 제룡망채엽(提龍網菜葉) 뽕 따는 여인네들도 낭군 생각 일반이라.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려나. 내가 만일에 님을 못 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섰는 낭기(나무)는 상사목(相思木)이 될 것이니 , 생전 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고 답답 내일이야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저 퍼 버르고 울음운다.
-음악해설-
일제 식민지시대 임방울 명창이 애절하게 불러 크게 유행시킨 노래. 옥에 갇힌 춘향이의 서글픈 심정을 중모리 장단에 계면조로 처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리: 안숙선/ 장구: 정화영/ 아쟁: 이태백/ 대금: 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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