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여행

고독한 여행 
             /혜린 원연숙 
하얗게 홀로 여윈 밤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적막
밤새 뒤척이는 충혈된 눈동자
허전한 가슴 자리에 눕힌다고
몽중에 담은 고독의 그림자 사라질까. 
낡은 노트 속 깨알같이 
적어 내려가는 밤의 시간들
맞물린 톱니바퀴 돌아가듯
숨쉬기조차 힘겨운 한 영혼과
어느새 한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두터운 어둠 두르고 떠나는
길고 긴 고독한 여행
부딪치는 물결 따라 흘러가는 
긴 여행길의 외로운 유빙처럼 
그리움의 환상 쫓아 꿈길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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