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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Ter outra vez 20 a?os (다시 20살이 된다면), Bevinda

무정애환 2011. 3. 26. 04:32

 

 

 

포르투갈 음악 파두(Fado),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출처 : 깊은 울림, 그 표정 (글 임명자)

 

 

그때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물론 어른이 되는 일은 무한한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스무 살 그때의 생각으로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 생각만 하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해질 것이라는 기대에 몸과 마음을 떨곤 했다.

예쁜 옷을 마음대로 사 입을 수도 있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며,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한한 자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긴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만 어른이 되는지 어쩐지도 잘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게 바라던 어른이라는 시간을 한참 보내고 있는 지금, 스무 살 즈음을 돌이켜보면 귀엽기도 했지만 참으로 철딱서니 없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무 살 때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에 많이도 휘둘리고 놀라고 아파하면서 말이다.

꿈꾸고 생각한 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살다 보니 적지 않은 시간을 우울하고 괴로운 일들로 시달리곤 했다.

사는 게 본래 그런 것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유독 힘들게 다가올 때면 나는 곧잘 혼자서 길을 떠난다.

여러 날일 수는 없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일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그날도 아마 그런 날 중의 하루였던 것 같다.

산 구비를 돌고 돌아 마을을 지나고 강을 건너서 시골 농가를 조금 손 본, 잔디가 깔려 있는 편안하게 느껴지는 찻집이었다. 

마당 가 툇마루에 걸린 오래 된 유성기의 스피커에서 연속으로 울려 나오는 포르투갈 전통 음악인 파두.

아마 그 노래만 녹음한 테이프 같았다.

나는 노래를 듣는 순간,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서 있었다.

가슴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음악이 내 영혼을 마구 흔들어 대는 것 같았다.

 

그것이 바로 베빈다가 부른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이라는 파두 음악이다. 

컬트 문화와 이슬람 사상의 내세관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음악, 파두는 태양을 향해서 부르는 노래라고도 한다.

포르투갈의 민속음악이자 전통가요인 파두는 '운명' 또는 '숙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이라는 지리적 조건과 여러 민족이 어우러진 혼혈로 인해 각기 다른 문화가 융화된 역사를 가진 나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은 고단할 수밖에 없다.

바다에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그들을 그리워하는 연인과 가족들, 또 바다로 나간 그들 모두의 처절한 마음과 한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바로 파두이다.

 

파두에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인 오디세이가 세웠다는 전설의 도시 리스본을 중심으로 해서 성행한 리스본 파두와 포르투갈 북부의 교육도시인 꼬임브라에서 시작된 밝고 명랑한, 연인들에게 바치는 세레나데라 불리는 꼬임브라 파두가 있다.

강한 호소력을 가진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이 투영되어 친숙하게 느껴지는 리스본 파두의 대표적인 가수이다.

하지만 그날은 베빈다의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슬픔의 노래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이 내 가슴 깊은 곳을 휘저었다.

 

 

아! 내가 만약 다시 스무 살이라면

아, 신이시여!

그대를 사랑하고 그러했듯이

침울해 보이는 나의 눈빛

그대에 대한 하늘의 기대

 

아, 세월이 흘러

우리의 삶이 허물어져 내리고

만약 내가 다시 그대를 느낄 수 있다면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다시 그대를 사랑하기 위하여...

 

 

이 노래를 어느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듣게 되었다.

그때의 반가움과 기쁨이라니...

이 노래를 들으면서 깊은 곳에서 잠자던 내 안의 스무 살 때의 기억들이 '정말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에 잠기게 했다.

 

어떻게 다시 사랑하며...

어떻게 다시 살까? 하고... 

 

 

Ter outra vez 20 a?os (다시 20살이 된다면), Bev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