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줏대

무정애환 2011. 4. 30. 11:25

    줏대 / 배창호 꽃잎이 질 때이면 사뿐히
    우아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바람을 타고 구른다는 걸 알았다.
    굴러간다는 건,
    갈바람에 가랑잎이나 하는 짓인 줄 알았는데
    조곤히 내린 봄비 뒤끝,
    임의 품 같은 햇살이 감싸 안아 주고 있는데도
    품위를 갖춘 뒤안길 어이 펼쳐놓지 못하고
    이리저리 바람 따라 굴러가는 모양새가
    사람 하는 짓거리 그대로 쏙, 빼닮았으니
    하시라도 그 자리에 우뚝하고
    있어야 할 제자리임인데
    시대의 변천 따라 처신하는 줄타기가
    막장의 갱도로 치닫고만 있구나,
    꽃이 피고 지고 하는
    생존의 이치에서 비롯되어
    아낌없는 찬미를 낳았건만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조차 없으니
    어쩌랴, 까마득 잊고 살 수밖에는
    오늘도 기약 없는 긴 이별의 징표 아래
    한 닢 꽃의 생애는
    묵시적 예를 다한 주고 가는 여정 길인데,
    아무렴 이면 어떨까?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감고 걸어보니 이렇게도 따스한데
    왜? 마음에도 없는 생각에
    영혼을 팽개치고 사는가?
    휘둘리지 않는 곧은 심지가
    참으로 그리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