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그대 정녕 바람이 아니거든

무정애환 2011. 5. 17. 16:12

 

그대 정녕 바람이 아니거든 / 雪花 박현희

그대 정녕 바람이 아니거든

그저 스치듯 고요히 머물지 마오.

꽃의 향기에 취한 작은 벌 나비

노란 꽃술을 정성스레 애무하듯

온몸을 사로잡는 사랑의 향기로

살포시 내게 입맞춤해 주오.

그대가 뿌려놓은 황홀하리만큼

매혹적인 사랑의 향기에

나조차도 흠씬 취하고 싶은 걸요.

그대 잠시 잠깐 머물다

스쳐 갈 바람이 아니거든

살랑이는 바람에 여린 갈꽃 흔들리듯

어지러이 흔들려도 좋으니

그대의 사랑으로 날 유혹해 주오.

그대가 던져놓은 사랑의 올가미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포로여도 좋으니

그대의 사랑을 먹고 사는

작은 여인으로 살아도 행복할 수 있도록

그대의 사랑 안에 나를 꼭꼭 가두어 주오.

그대 정녕 바람이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