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감
*글/박진식*
가을은 어느 소녀의 창가에 머물다
버려진 둥근 달 속으로 밤 열차를 타고 떠났다
어제 죽은 이의 무덤가엔
채 마시지 못한 술병들이 봉인인냥 뒹굴고
오늘을 살아야하는 짐승 한 마리
비틀비틀 처연한 어둠 속을 부유한다
가고 오고 못 오고 못 가고
객이 된 심령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앞서간 이와 같을까
비가 내린다
숱한 기억의 편린들이 붉은 선혈이 되어 흩나린다
가야한다
왔으니 가야만 한다
그 모든 애증의 그림잘 툴툴 털어버리고 떠나야한다
달라진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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