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고독한 시인의 사랑

무정애환 2011. 9. 29. 13:37

고독한 시인의 사랑 / 雪花 박현희
 
품에 안으면 몸에 돋친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힐세라 차마 안을 수 없는 
고슴도치의 안타까운 사랑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지척에 두고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고독한 시인이 있습니다.
 
꽃잎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에야 
잎이 돋아나는 상사화처럼 
엇갈린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애달픈 사랑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며 
그저 해바라기처럼 
먼발치서 바라만 보고 지켜주는 것이 
고독한 시인의 사랑법인 것을요.
 
켜켜이 쌓인 그리움이 하도 깊어 
시퍼렇게 멍울 진 가슴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고독한 시인에게는 
꿈속에서나마 안고 싶은 
가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