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쉼터*~♣/솜털이세상

겨울밤

무정애환 2011. 12. 11. 13:18

    겨울 밤 자다가 깨어보면 늦은 시간까지 엄니는 늘 바느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바느질거리라야 고작 떨어진 양말짝이나 내복을 꼬메고 계셨지만, 무슨 노래인지 몰라도 혼자 부르시기도 하시면서 낮에는 하루종일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계셨으니 짬이라고는 주무실 시간밖에 없었으니깐요 나는 늘 어머니가 바느질 하실 때 깨곤 하였지요 그도 그럴것이 저녁에 조당수(좁쌀을 김치 같은것을 넣고 끓인 죽)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으니 적은 볼일 한번만 보고나면 배가 곺을 수 밖에요 배가 곺으면 잠이오지 않는 것은 경험자는 다 아는것이고 슬며시 찬장이라도 뒤져 김치 한쪽이락도 먹어야 잠이왔지요. 찹쌀떠---억 찹쌀떠--억 반가운 소리가 멀리서 들려옵니다. 그러나 보챌수가 없답니다. 얼마전 이맘때 한대 얻어터지고 그 댓가로 찹쌀떡 두개를 얻어 먹었거든요 5.60년대 겨울은 더 추웠지요 입는것이나 먹는것이 변변치 못했고, 난방시설이 좋지를 않아 방안에 담아둔 대야의 물이나 걸레가 꽁꽁 얼었으니까요 아침이면 대야에서 꺼낸 얼음이 집앞에 버려저있는 것이 흔한 풍경이 었습니다. 슬며시 일어나 찬장을 열어보니 바가지에 보리쌀 삶아논 것이 있더라구요 (그 때 보리쌀은 한번 삶아서 쌀 조금 넣고 밥을 해야 했지요 그 후에 납짝보리쌀이란 압맥이라고 눌른 보리쌀이 나왔지만,)물에 말면 풀기가 없어 각자 돌지요. 그놈을 물에 말아 한 대접 먹고 잤지요 지금이야 보리밥이 별식으로 대접 받는 세월이 되었지만 이 흔한 세상도 못보시고......... 추운 겨울 엄니가 밖에서 들어오시면 하얀 옥양목 치마에서는 햇풀?(봄풀) 냄새가 났었습니다 오랜세월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 냄새가 나곤 합니다요 엄니.........
    엣날생각에 눈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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