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고은하 시낭송

떠나가는 날 / 토담 박두열 (시낭송:고은하)

무정애환 2011. 12. 13. 02:01

떠나가는 날 / 토담 박두열 (낭송:고은하) 그날도 옷깃 속으로 서릿발 솟은 냉기는 파고들고 붉게 물든 떡갈나뭇잎 하나 차가운 눈물 받아 내어 미움도 보냈다 원망도 보냈다 서러움도 보냈다 새벽 안개 보자기에 고이 싸서 금강보검에 떨어져 나온 무명초 속세의 마지막 미련 두 번 다시 보이지 않을 뜨거운 눈물에 씻어 범종 소리 공이 속에 모든 번뇌 끌어안고 파르한빛 감도는 정수리에 파고들어 가슴까지 박혀 끈질긴 인연 고리 잿빛 장삼으로 감추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풍경소리 긴 한숨 토해내 살며시 내려놓았다 도반스님 염불 소리 귓전에 맴돌 때 떨리는 두 손 합장반배 조아리고 모질게 붙어있던 잎새하나 무릎위에 힘없이 떨어진다 님의 눈 피하려고 애써돌아 섰지만 가슴에 화두 하나 끌어 않고 알 수 없는 미소만 향을 타고 흘려 차디찬 법당마루에 잔잔히 깔아놓았다 주어도 주어도 줄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이 마음마저도 메말라 가는 것이 너무도 서러워 응어리 진 작은 가슴속 영원히 허물지 않을 돌탑 하나 세우는 날 나 떠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