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 조성모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의 수 많은 '나' 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또 생각에 젖습니다.
과연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습니다.
[가시나무새의 전설]
일생에 단 한 번, 지구상의 그 어떤 피조물보다 아름답게
우는 새에 관한 전설이 있다.
즉 가시나무새의 전설이다.
그 새는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가시나무를 찾아다니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는 쉬지 않는다.
그러고는 거치른 가지 사이에서 노래를 하며
그지없이 길고 날카로운 가시로 제 몸을 찌른다.
이 새는 죽어 가면서도, 고통을 이기고 날아올라
종다리나 나이팅게일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그 곡조 최상의 노래가 희생의 대가이다.
온 세상이 그 노래를 듣기 위해 숨을 죽이고,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도 말 없이 웃으신다.
최상의 것은 커다란 고통을 치르고야 살 수 있기에....
이것이 먼 옛날부터 켈트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순수한 것은
가장 처절한 고통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1988년 「시인과 촌장」의 3집 앨범 수록곡으로,
아름다운 가사와 곡으로 사랑을 받았던 하덕규가 만든
<가시나무>라는 노래는 조성모라는 가수 불러
크게 히트한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하덕규씨가 젊은 시절 자신을 들여다 보며
괴로움과 슬픔을 담은 노래라고 하는데,
암울했던 80년대를 보내며 무의식 깊은 곳까지 상처를 입은
젊은이들의 속 마음을 드러낸 가사인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덕규씨가 CCM 가수이기도 했기에,
이 노래는 복음성가로 불려져 많은 감동을 주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