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서글픈 중년의 짝사랑

무정애환 2012. 8. 28. 12:04

서글픈 중년의 짝사랑 / 雪花 박현희

흔히 중년에 맞이하는 사랑은

도덕과 윤리가 그어놓은 선을 넘지 못하는

가슴 시린 혼자만의 짝사랑

그리움으로 몰래 숨어 울다 감히 내색조차 못하고

고이 접어두어야만 하는 슬픈 사랑이지요.

사랑도 인생도 숱한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제법 농익을 만큼 익은 나이이지만

몇 날 며칠 밤잠을 설쳐가며

스펀지처럼 스며드는 하얀 물빛 그리움으로

비에 젖듯 중년의 내 가슴도 촉촉이 젖고 말았지요.

 

서글픈 중년의 가슴앓이 짝사랑이

이렇게 찾아올 줄은 감히 짐작도 못했는데

그 비련의 주인공이 바로 나일 줄이야.

어쩌면 이미 이별이 준비된 만남이기에

모두 부질없는 짓일 테지만

그러나 비련의 주인공일지라도

꼭꼭 숨겨진 내 안의 열정이 용솟음치며

삶의 희열과 생동감을 맛보게 하니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음이 차라리 행복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