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외롭지 않았다
/ 채련
텅 빈 거리에서
굴러 다니는 돌멩이 하나 붙들고
나를 닮은 고독을 발견한 채
눈물 떨구던 날, 있었다
김치 한 조각 얹지 못한
차갑게 식은 밥 한 술
질경이를 씹듯이 오물오물
찌든 빵, 먹으며
숨만 쉬어도 입김이 새어 나오는
불도 들지 않는 냉방에서
성애 낀 유리창처럼 싸늘한 너의 가슴을
그리움으로, 지새웠다
봄은 해마다 살아서
꽃망울을 터트리며 오듯이
너 또한,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처럼
내게 올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에
지금도 외롭지 않다
* 채련 시 2집 [소유하지 않는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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