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영상 아름다운·고운시

목련꽃 그늘에서

무정애환 2013. 3. 20. 17:25

.
목련꽃 그늘에서
외외 이재옥
겨울을 뜬 눈으로 보내던 총총한 별들이 
눈부시게 피어난 목련 가슴에 끌어 앉고
호젓한 연두색 고운 빛이 좋아서 
자신을 흔들어 깨운 밤 홀로 흘러내립니다
구원받기 어려운 사랑을 한 공주의 비련 
하얀 고통의 눈물처럼 이렇게 서러운 것인가요
중력에 떨어지는 배신의 독이 만든 저주(詛呪)는
심해를 헤치는 슬픈 자줏빛 영혼인가요
북쪽을 향한 영혼을 뜯어내는 비상의 본능 
여섯 장의 꽃잎 불꽃처럼 화려하게 수놓아
먼 옛날의 사랑의 자락 시리게 흐르는 밤
풀지 못한 방정식에 영원히 세월과 공존합니다
봄바람 스치는 목련꽃 그늘에 서면
짙은 암연속에 사랑의 절규 뜯는 
공허와 혼돈의 지고한 연주 들리고
은은히 퍼지는 비극과 절망의 짙은 향기 가득하지만 
오히려 나 목련보다 어여쁜 그대와 봄비 맞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