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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깊은 그 마음

무정애환 2013. 5. 7. 22:11

 

 

아버지의 깊은 그 마음

 

                                 

(가장 이름다운 가위 바위 보)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바위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부탁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사 줄 거야?
물론이지.

네가 갖고 싶은 것은 아빠가 모두 다 살 줄게.˝

 

아버지와 아들은

그래서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아들은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고
즐거움이자 낙이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즐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겨 기뻐하는 아들을 보면서

자신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에게 일부러 져준 것을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아들,


아버지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어 조막손으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계속 지고 싶어합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자기가 주먹밖에 낼 줄 모른다는 것을

아들이 스스로 알아차릴 때까지

아버지는 또 계속 져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또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유현민 《행복 수첩 속의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