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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무정애환 2013. 10. 31. 21:44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가을은 또 다른 신의 이름
    가을은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풀잎 끝에 오롯이 맺힌 이슬 속에서
    누군가의 순수가 어린 그림자로
    꿀벌처럼 가을을 빨아 먹고 있습니다
    
    
    곱게 물든 산새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여 온갖 형용사로
    그림을 그리는 당신은 이 가을에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로 떠난 빨간 새들
    갈매기와 노닐다가 역겨워 지친 날개를 퍼덕이며
    가을 풍광에 서 있는 당신은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골짜기마다 산의 울음이 쏟아지는 맑은 물
    시린 발 움켜쥐고 무심코 흘러가는 구름을 잡아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고픈 당신
    그 이름을 부르고 싶습니다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이 세상에 이것 하나밖에 없다고
    하늘에다 지워지지 않는 일기를 쓰는 당신은
    진정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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