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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따뜻한 봄날 - 김형영

무정애환 2014. 3. 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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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 그만 말을 잃었네.



봄 구경 꽃구경 눈 감아 버리더니

 
한 웅큼 한 웅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솦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갈 길이 걱정이구나.

 
산길을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 김형영의 시 -

 


* 우리는 동상이몽이라도 마주 대한 것일까.

꽃구경을 할 요량으로 길을 나선 (아들의 등에 업힌) 어머니,

되레 온통 아들 걱정으로, 몸살을 겪으신다.

아들의 안위가 걱정된 나머지 ‘봄구경 꽃구경’에 눈을 감은 어머니,

(그 어머니가), 깊어가는 춘색春色을 뒤꼍으로 물리시며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고’ 계신다.

어머니의 마음, 그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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