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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의 슬픈 전설 그저 막내딸의 혼수를 자기 손으로 마련해 주지 못한 것이 한이었지만, 그런 대로 남부끄러운 결혼식은 아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막내딸이 시집을 가던 날, 할머니는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집 앞 언덕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머니,안녕히 계셔요" 마음 착한 막내딸은 몇 번이고 돌아다 보며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막내가 떠나간 지도 어언 석 달, 할머니는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픈 몸도 좀 나은 것 같아, 할머니는 딸들이 사는 모습을 볼 겸 집을 나섰습니다. 봄볕이 따뜻함을 틈타
할머니는 먼저 큰딸네 집으로 갔습니다. 벌써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큰딸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자, 큰 딸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할머니가 아주 자기 집에 살러 온 줄 알았습니다. 대접도 시원찮아지고,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큰딸네 집에서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할머니는 짐을 챙겨 가지고 작은딸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더 계시지 않고··· 큰딸은 대문 앞까지 따라 나와 말렸으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다시 작은딸의 집으로 갑니다.
작은딸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버선발로 뛰어나와 할머니를 맞이하였지만, 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니, 큰딸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할머니는 또다시 봇짐을 머리에 이고 막내딸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두 딸에게 괄시를 받은 할머니는 막내딸만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둘째 딸의 집에서 나왔습니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습니다. 어느덧 12월. 차가운 바람을 안고, 할머니는 막내딸을 찾아갑니다.
막내딸의 집은 두 딸과 산 하나 너머에 있었습니다. 별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할머니에게는 높은 산이었습니다.
숨이 찼습니다. 다리가 휘청거렸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고개가 보입니다. 그 고개에 오르면 막내딸이 살고 있는 집이 보입니다.
할머니는 막내딸을 빨리 만나고 싶어 길을 서둘렀습니다. 저아래 양지땀에 막내딸의 집이 보이자 “예...순이야.....!" 고개에 오른 할머니는 성급하게도 막내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들릴리 없습니다. “ 예~순이야....... “순이야~아~......." 할머니는 너무나 숨이 차서 고개에 쓰러졌습니다. 삭풍이 몰아쳤읍니다. "아가,아가!-" 하고 막내딸의 이름을 부르다 부르다 그만 잠이 든 것입니다.
영영 세상을 뜨신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막내딸은 할머니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 다음해 봄, 할머니의 무덤에 돋아난 꽃이 곧 할미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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