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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사랑

무정애환 2011. 1. 18. 21:22

 


벙어리 사랑<2> - 장시하 나를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그 사람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그 사람입니다. 한때 나를 가장 사랑해 준 그 사람이 지금은 나를 제일 미웁다 하며 떠나갔습니다. 나만을 나 하나만을 위해 살 것 같던 그 사람이 모두 잊어 달라 하신 채 다시는 만나지도 말자 하며 처음 만난 그 자리에 비와 강물과 나만을 남겨 둔 채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되돌아서 떠나가셨습니다. 홀로 비를 맞으며 그 강물 위에 오직 한 사람 새겨놓았습니다. 사랑을 받던 것도 미움을 받는 것도 눈물겹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가장 눈물겨운 것은 그대 가슴에 미운 나마저도 지워지는 것입니다.
먼발치에서조차 당신을 볼 수 없습니다 번호 몇번 꾹꾹 누르면 들을 수 있는 당신의 음성조차 들을 수 없습니다. 보고 듣고 만질 수 없는 사랑 나만의 벙어리 사랑입니다 말없이 사랑하겠습니다 미워라도 해주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장시하 실화시집
벙어리새가 되어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없네
태동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