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님이 말하기를,
"다들 모였느냐?
오늘은 너희들 공부가 얼마나 깊은지 알아보겠다.
새끼 새 한 마리가 있었느니라.
그것을 데려다가 병에 넣어 길렀느니라.
그런데 이게 자라서 병 아가리로 꺼낼 수 없게 되었는데
그냥 놔 두면 새가 더 커져서 죽게 될 것이고 병도 깰수 없느니라.
자, 이제 새를 구할 방법을 말해보거라.
새도 살리고 병도 깨지 말아야 하느니라.
너희들 대답이 늦으면 늦을수록 새는 빨리 죽게 되느니?
자, 빨리 말해보거라."
이에 제자들 중 한명이 대답하기를,
"새를 죽이든지 병을 깨든지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큰 스님 대노하여 왈,
"미친 놈, 누가 그런 뻔한 소리를 듣자고 화두를 던진 줄 아느냐?"
이에 다른 제자가 다시 대답하기를,
"새는 삶과 죽음을 뛰어 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큰 스님 어이없다는 말투로,
"쯧쯧쯧, 네놈도 제 정신이 아니구나."
이에 또 다른 제자 한명이 대답하기를,
"병도 새도 삶도 죽음도 순간에 나서 찰라에 사라집니다."
그러자 큰 스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보기 싫다. 네 놈도 썩 사라지거라."
이에 또 다른 제자 한명이 현학적으로 대답하기를,
"위상공간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이 어쩌고 3차원 벡터가 저쩌고..."
그러자, 큰 스님의 반응,
" 짝!"...(한 손으로 내는 손뼉소리)
"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앵무새 같은 놈, 참고서에 나온 글이나 달달 외다니..."
몇 남지 않은 제자중에 한명이 대답하기를,
"새는 병 안에도 있지 않고, 병 밖에도 있지 않습니다."
그러자 큰 스님이 말하기를,
"너도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구나."
이에 제자들 이구동성으로 성토하기를,
"큰 스님, 저희들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답이 있기나 합니까?"
그러자 큰 스님이 당연하다는 말투로,
"암, 있지. 있고 말고... 나무아미타불..."
제자들이 큰 스님에 청하여 여쭙기를,
"큰 스님, 도대체 답이 무엇이옵니까?
그러자 큰 스님이 단호한 어조로 말하기를,
"간단하다. 가위로 자르면 되느니라."
이제 모두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큰 스님 왈, . . . . . . . . . . . . . " 패트병이었느니라.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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