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낮은 자리에 빗물처럼 고이는 사랑
곽예(고려 문장가)
세 번이나 연꽃을 보로 삼지를 찾아오니
푸른 잎 붉은 꽃은 그 때와 변함없다.
다만 꽃을 바라보는 욱당의 손님만이
마음은 변함없어도 머리털은 희어졌네.
연꽃위에 내리는 비....연우(蓮雨)
하늘 시리도록 서러움 읊더니만
그는 그의 백발보다 하얀 백골이 되어
세상을 시리게 하더니만
이번엔 땀마저 그의 서러움을
가야금의 열두가닥보다 더 애절하게
비가락되어 님을 두둘긴다.
길을 찾지못한, 번뇌를 떨치지 못한,
승의 시린 서러움은 서서 열두번 죽더니만...
그들에서 핀 미륵의 서러움은 그치나 보다
이제 그들의 비는 기쁨으로
님의 향기를 가려 내린다.
연꽃은 연꽃끼리 모여 산다.
운명의 연줄, 그 인연으로 뒤엉켜 산다.
연꽃 잎새에는 은밀한 말이 숨어있다.
질퍽한 전라도 사투리며, 구성진 남도가락을 머금고 있다.
연꽃은 투정 부리지 않는다. 무겁지만 가라앉지 않고,
빈 몸으로 항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 더욱 아름답다.
진한 흙 냄새 속에서 향기 머금은 연꽃을 다시본다.
사심없이 청정한 본심으로 핀 꽃,
연꽃은 닫힌 어둠 속에서 눈을 뜨는 투명한 빛의 씨앗이다.
서주곡(西州曲)
남당에 가을이 깊어
연밥을 따려 해도,
연꽃은 높고 높아 키를 이루었네.
남당에 가을이 깊어
연밥을 따려 해도,
연꽃은 높고 높아 키를 이루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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