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그대가 먼저 말해줄래요

무정애환 2011. 3. 16. 13:52

 

     

     

    그대가 먼저 말해줄래요 / 雪花 박현희

     

    그대와 마주 앉아 사랑으로 마시는

    따끈한 커피 한 잔이 그리운데

    소심하고 부끄럼이 많은 탓인지

    가슴만 콩닥거리고

    차마 내색조차 못하겠네요.

    사춘기 소녀처럼 수줍음이 많아서

    좋아도 좋단 말 못하고

    발그레 홍안이 되어 얼굴만 붉힌 채

    말 한마디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난

    바보 같은 사랑의 겁쟁이인가 봐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코끝을 감도는 은은한 커피 향에

    세상 사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사랑도 우정도 녹여 마시며

    정겨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걸요.

    이런 내 마음을 읽어준 그대가

    따스한 눈빛으로 살며시 다가와

    "나와 함께 차 한 잔 하실래요."라고 말해준다면

    하늘을 날듯 정말 기쁘고 행복할 텐데

    수줍어 바보처럼 말 못하는 내게

    그대가 먼저 말해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