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그래요. 바로 당신이었군요

무정애환 2011. 7. 7. 13:37


그래요. 바로 당신이었군요 / 雪花 박현희

만지면 얼룩이 질세라

손에 닿으면 부서질세라

꼭꼭 숨겨둔 귀한 보석을 다루듯

그저 먼 발치에서

가만히 바라만 보고 소중히 지켜준 이가

바로 당신이었군요.

못 견디게 그립고 보고파도

차마 부를 수 없는 이름인지라

긴긴밤을 그리움으로 하얗게 꼬박 지새우며

남몰래 눈물만 훔친 이가 당신이었군요.

행여나 돌아봐 줄까 마음 졸이며

미련스러우리만큼 말 없는 침묵으로

아름드리 둥구나무가 되어

내게 편안한 마음의 그늘을 드리운 이가

바로 당신이었군요.

혹시 눈이라도 마주치면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며 외면하지만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하지 못한 채

수줍은 눈길 넌지시 건네며

남몰래 훔쳐보는 이가 당신이었군요.

그래요. 바로 당신이었군요.

사랑한단 말 한마디조차

차마 내게 전하지 못하지만,

누구보다도 더 나를 염려하고 사랑한 이가

바로 당신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