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고독마저도 차라리 아름답다

무정애환 2011. 12. 29. 13:28

     

 
고독마저도 차라리 아름답다

/ 雪花 박현희 

 

 

내 영혼 위로 고독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기 때문일까.

아무리 발버둥치며 달아나려 해도

올가미에 걸린 슬픈 사슴처럼

고독으로부터 단 한 발짝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 맨 처음엔 뛰어보지만,

차츰 옷이 젖고 마음까지도 흠뻑 적신 후엔

아예 내리는 빗속에 온몸을 맡기듯이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자

오히려 어느 순간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길게 드리워진 고독의 그림자는

내 영혼을 시시때때로 무겁게 짓누를지라도

자아를 일깨우는 고독을 통해

내면의 성숙과 영혼의 자유를 갈구하기에

이토록 가슴 저리고 슬픈 고독마저도

내겐 차라리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