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갈이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詩月 전영애
빗줄기 타고 흘러내린 소나무 숲 속
대작으로 펼쳐놓은 그늘
조약돌 옹기종기 소꿉놀이하듯
빗물에 부디 껴 대며
흙먼지 가라앉히고
도랑 가를 예쁘게 장식한 들꽃
살래살래 빗방울 털어내기 분주하다
타들어가는 속을 아랑곳 하지 않고
세차게 퍼부어 대는 야속함
어이하리
그대 오시는 길에 심통이 나서일까
파란 가을 하늘 감추더니
심술 맞은 빗줄기에 한숨만 토해내네
늦갈이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숲 속으로 사라진 그대
아담한 방갈로에 발길 멈추고
빗속을 가르며 홀로 선 자리에
따뜻한 온기가 감싸 안아주네
사르르 녹아내리듯
꿈속으로 사라진 하룻밤의 추억
그대 고운 음성 들려오나 싶더니
적막 흐르는 그림자일 뿐
새벽을 가르는 빗줄기 속으로
벌겋게 달구었던 산과 들녘
이별하는 가을 뒷모습이 애처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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