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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대금연주

무정애환 2013. 1. 14. 04:33



 


    어머니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