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영상 아름다운·고운시

겨울 끝자락에 젖는 애수

무정애환 2013. 2. 27. 23:27

 
    겨울 끝자락에 젖는 애수

    오은 이 정 표

    그윽한 꽃향기가

    찻집 창가 꽃샘추위 앙탈에도

    아슴한 추억이 함께 똬리를 틀고 있다

    빛바래간 기억 속에

    수없이 되뇌었던 밀어들이 삼삼 이는

    찻잔에 속삭임을 시켜 마신다

    한세월 그리움으로 삭힌 가슴의 회한

    새까맣게 잊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뭉게구름처럼 흘러가버린 그리움을

    두레박에 길어올리고 홀짝이던 찻집에서

    세상을 논하고 나래 펼치었거늘

    지금은 어디에서 여위어가고 있는가

    아득한 별처럼

    사무치고 그리운 아릿한 기억들이

    찻잔 속에 피어오르는 애수가

    겨울 끝자락에 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