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시 낭송

이룰 수 없는 사랑 / 대안스님 (낭송 한경애)

무정애환 2013. 3. 24. 16:13

      이룰 수 없는 사랑/ 대안스님 낭송 한경애 같은 하늘 아래서 남남으로 총총히 살아가기엔 남은 세월이 너무 버겁습니다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버린 사람을 어쩌지 못하고 ... 누구나 가슴에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쯤 있게 마련입니다 지금쯤 아침을 먹고 부산을 떨다가 아이들을 챙기고 출근하는 일상을 다 볼 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나에게 벌어져야 할 일들이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죠 홀로 쓸쓸히 맨밥을 먹으면서 ... 다복이 밥상을 차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는 그 사람에게 나의 마음이 자꾸 가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가끔 술을 마시고 빈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길을 걸으며 바람이 잉잉 거릴 때 나도 함께 중얼 거립니다 그 사람이 와서 붙잡아 줄 리도 없는데 그냥 홀로 그렇게 방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테이블이 있는 술집에 앉아서 술을 마실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을 생각 합니다 지금쯤 퇴근 했을 시간이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우수에 젖어 상념에 젖어 있을 듯 한 사람에게 생각이 미치지 못함을 원망하고 오늘 또 술을 마십니다 숱하게 많은 봄이 내 가슴위로 지나갔지만 그대는 나에게 봄소식을 한 번도 전한 일이 없습니다 꽃을 볼 때도 나는 그대 생각 하는데 그대는 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이 맑은 날도 혼자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저 옹기종기 모여서 햇빛을 즐기는 강아지가 나는 아닙니다 이렇게 따뜻한 날은 누구랑 함께 그 고운 빛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고 오직 그대였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를 사랑하고 좋아 하는 일이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그대를 알고부터 알았습니다 누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 그것은 가슴에 멍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일을 놓아버리면 남은 건 슬픈 일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랑하는 일을 놓지 못하는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 가운데 홀로인 섬만이 무인도가 아니라 군중 속에 고독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그 사람이 무인도입니다 그런 무인도에도 여전히 봄은 오고 꽃은 피고 새가 울고 바람이 불고 가을이 오고 다시 또 봄이 오는데 오직 오지 않는 사람 바로 그대입니다 아니, 올 수 없는 사람이 지요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멍이 들어서 가슴이 텅텅 거릴 때까지 그렇게 기다리는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