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잠든 가을 향기
외외 이재옥
깊어가는 가을 달콤한 들국화 향기
싱그러운 가로수에 스치고
무심히 제조된 나무그늘 사이로
당신의 추억 드나듭니다
사랑이 머물던 짧고도 긴 시간
순수와 삶의 고단함 사이에서
방황하던 당신의 아리따운 자태는
하얀 적막 속에 잠들었나요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격렬한지
그 근원을 숨죽여 느끼며
순간의 내력을 더듬은 사랑의 노정에
영혼이 기록한 거룩한 향기 뿌립니다
그대와 처음 시작하던 사랑의 밤
포근하고 호사한 빛깔의 웃음이
이제는 고요가 접힌 단애의 골짜기에서
한잎 두잎 달빛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달콤한 추억에 잠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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