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에 계신 그리운 당신께 / 설화 박현희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병마에 시달리다가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당신을 먼저 보낸 지
벌써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세월 참 빠르군요.
당신을 그리 허망하게 떠나보낸 후
혼자 남아 구차하게 연명하느니
차라리 당신 뒤를 따르고도 싶었으나
눈망울 초롱초롱한 우리 아이들을 남겨두고
차마 나마저도 그리할 수는 없었지요.
당신이 떠난 후 모진 세월을 혼자 몸으로도
우리 아이들 어엿한 성년으로 반듯하게 잘 키웠으니
당신, 나 잘했다고 칭찬해주실 거지요.
어느새 나도 백발이 성성한 나이가 되어 조금은 서글프지만,
한편으로는 당신과 해후할 날이
점점 가까워져 온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쁘네요.
그날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생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조금도 부끄럼 없이
당신 몫까지 열심히 살다가 당신 곁으로 갈게요.
오늘따라 소복소복 탐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이
마치 당신이 눈으로 내리는 것만 같아서
왠지 당신이 더욱 그립고 보고 싶군요.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답니다.
그러니 우리 천상에서 기쁘게 해후하는 날까지
부디 편안히 잘 지내길 바래요.
여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