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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무정애환 2011. 2. 19. 12:43

포장마차

 

 

무명초 박종규

 

먼 산을 물들이며

아쉬움 두고 하루에 어둠이 내리면

보고픈 그리움 담아

희뿌연 포장마차 연기 속에

나그네 고독을 마신다.

 

주인없는 자리에

연인들이 들어와 웃음 한 판이니

술도, 밤 그림자도

행복한 신비를 풀어놓고

 

분주한 세상소리

적당한 소음 안주 삼아

호박처럼 푸진 주인과 웃으며

마른 개울 적시듯 삼킨다.

 

경적에 흔들리는 거리도 벗되어

가로등 등지고 피어나는 김에 묻혀

술잔에 하얗게 너울지고

끝인 듯 잊고 웃는 지금이고 싶다.

 

아하! 싫더라...

세월아... 무정한 세월아...!

 

다 잊어 삭이는 마법 한 잔 마시며

버린 어둠에

별 한 잔 꿈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