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설화 박현희님 글

외로이 혼잣말을 합니다

무정애환 2011. 2. 25. 02:39




 

외로이 혼잣말을 합니다 / 雪花 박현희

그리운 당신의 따뜻한 음성이

무척이나 듣고 싶지만

가늘게 떨리는 내 다섯 손가락은

차마 수화기 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당신이 듣지 못하는 전화기에 대고

외로이 혼잣말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건강하고 행복하신지요.

내 목소리 내 얼굴 혹시 잊지는 않았나요.

내가 당신을 그립고 보고파한 시간만큼이나

당신도 내가 몹시도 그립고 보고 싶었나요.

나 때문에 마음 아프지도 말고요.

눈물 흘려서도 안 돼요.

당신의 슬픔과 불행은

곧 나의 슬픔과 불행이기에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셔야 해요.

이런 내 마음 잘 아시겠지요.

엇갈린 인연의 굴레로부터

끝내 벗어나지 못한 채

우리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다 해도

여전히 난 당신을 믿고 사랑하니까요.

보고 싶네요.

그리고...사랑합니다.